240292 |
마름은이마을에나지않는물건인데어디서났느냐?"관어대영감댁에서보내오셨습니다."
|
곽은지 | 16 | | 2013-01-28 |
불성실이든나태이든또는도덕적부패이든윤리적착종이든그들나름의논리는있을것이다.하지만그렇다쳐도선택과감염은다르다.비록그게천형이라할지라도스스로선택한결과라면기쁘게견딜수있다.그러나감염으로얻은것이라면사소한병이라도엄청난고통과슬픔의원인이...
|
240291 |
그러자놀란눈으로그글씨를보던청풍자는아버님으로하여금나를불러들이시게했다.내가영문도모르고사랑으로불려들어가자청풍자가물었다.
|
곽은지 | 31 | | 2013-01-28 |
선생께서는유림의사표이시고동남(영남)의영수이시니우리들소학이누군들문하에나아가기를원치않겠습니까?다만이제전형(이조판서의별칭.사람을뽑아쓰느자리라는뜻에서나옴)을맡으시어요직에계신데제가선생의사위분이있는집에들어친함을도모한다면천하의곧...
|
240290 |
앉고누워살기팔십년이네
|
곽은지 | 8 | | 2013-01-28 |
남편이고함을치면맛고함을치는게남녀평등이요모든결정은혼자서제꺽제꺽내릴수있는게유능한주부로서알고있는요즘여성들로서는이같은구절에서봉건시대의굴욕적인여성상밖에는읽을수없었을것이다.특히'새벽암탉^5,5,5^'부분에서는심한모멸감을느낄는지...
|
240289 |
귀로는바르지않은소리를듣지아니하며
|
곽은지 | 8 | | 2013-01-28 |
출가외인이란말을흔히결혼이친정과의절연을뜻하는것으로만이해되고,심하게는자식으로서의모든의무로부터면제되는것으로여겨지기도한다.실로잘못된이해이다.그말이엄하게해석되던옛날에도여인의출가가자식의도리로부터해방을뜻하는것은아니었다.그것은무엇...
|
240288 |
실로알지못할레라,사람의일이여.하늘의뜻이여.@ff@[제4부지는해를바라보며
|
곽은지 | 23 | | 2013-01-28 |
여자의매력을성적인방향으로만국한시키면어느정도는사실이고,그걸잃게되는것은여성으로서는쓰라림이기도할것이다.그러나그말은처녀적의매력만으로일생남성들로부터음란스러운눈길을느끼며살겠다는뜻인데그억지스러움은따로말할나위가없을것이다.거기다가이...
|
240287 |
그봄가을잎을그려내기어렵구나
|
곽은지 | 27 | | 2013-01-28 |
하지만나는고침에엎드려잠자듯숨져있는그분에게서어떤섬뜩한아름다움을느꼈다.거친베옷에싸여있었지만그분은무언가거룩한빗살아래잠들어있는한마리희지힌학처럼느껴졌다.'의는홀로살지아니하고죽어한곳에묻히기를바라노라.'라는'쌍학명'의구절을절로연...
|
240286 |
하늘은어찌이리아득하기만한가.
|
곽은지 | 15 | | 2013-01-28 |
내시대의가문이란자아가비대할대로비대해진지금사람들의안목으로보면원천적인억압구조이다.가문을이루는것은개인이지만한번가문이란틀이형성되면개인은그속에매몰되어독립된존재를부정당한다.가문은개인을우선하며가문의요구가있으면그구성원들은무엇이든양...
|
240285 |
여섯째융일(융기할융,편안할일):평재(평평할평,가지른할재)
|
곽은지 | 45 | | 2013-01-28 |
아주드물기는하지만그반대편의이름도남편에게남아있다.여성이자신을바쳐그의수단이되고싶은존재가바로그것이다.요즘은여성이극도로자신을비화한나머지가지게된이상실리로만이해되어농담조로쓰이는'하늘같은남편'이란말속에나겨우그흔적이보인다.그러나역...
|
240284 |
검제는낙동강의한갈래인솔밤내상류계곡에자리잡은마을이름이다.달리금지,금음지,금제로불리기도하는데밖으로널리알려진이름은금계촌이다.
|
곽은지 | 13 | | 2013-01-28 |
하지만이제곧뒤따라출발하게될너희가그화려한겉꾸밈과선동적인외침에홀려그들이닦은길을가게되면그들은바로너희선구자가되고결혼제도는합으로가는변증의고리가아니라또다른반을부를일시적인정에그치고말것이다.남녀의불화로인류의지속이심각한위협을받거나더...
|
240283 |
만리밖수자리간내아들아
|
곽은지 | 9 | | 2013-01-28 |
그렇겠지.허에는허의이가있고실에는실의이가있다.아버님께서경당이란호를쓰기시작한것도그무렵으로여겨진다.하지만아버님의학구는거기서그치지않으셨다.서애선생께서돌아가신이듬해한강정구선생께서안동부사로오시자아버님은다시늙으신한강선생의문하를찾...
|
240282 |
나의시부모모시기도어쩌면그런옛가르침들에서비롯되었을것이다.그에관한실기의몇몇구절도내가그렇게이념화된미덕을지향한것으로나와있다.
|
곽은지 | 17 | | 2013-01-28 |
어쩌면그날내눈길을끈것은한그루자미화의기이한자태가아니라그나무와내가앞으로그일원이될가문의쓸쓸하면서도끈끈한인연이었는지도모른다.그것이어떤예감으로마음한자락을건드려내눈길을그리로끌었음에틀림이없다.그리고그예감이어긋나지않았음은며칠안돼시...
|
240281 |
성인의말씀은들을수있으니
|
곽은지 | 10 | | 2013-01-28 |
어머니보다더큰존재라함은먼저어머니로서의영역이그만큼넓어졌음을말한다.바로자기몸에서난자식만이아니라그자식의자식에게까지모성이드리움을뜻하며나아가서는이웃과사회에까지모성이드리워야함을뜻한다.죽을때까지핏줄에만얽매인어머니는진정한'큰어머니...
|
240280 |
제사를받드는일은돌아가신조상의혼령을숭배의대상으로삼는종교적행사이기도하지만한편으로는한가문의정싱적전통을이어가는의식이기도하다.
|
곽은지 | 15 | | 2013-01-28 |
이제내가빛낼것도자랑스러울것도없는아애로서의내삶을돌이켜보려는것은어쩌면기우일지모르는그런걱정에서비롯되었다.내가한남자의아내로살았던그시대는억압과질곡이그절절을이루었더삼백여년전이다.이미모든것을훌훌털고자신의길을걷고있는아내들은불행했던...
|
240279 |
하지만정작으로한스런일은뒤이어있은사헌부장령안세징의탄핵이었다.
|
곽은지 | 14 | | 2013-01-28 |
이제한지어미로서의내삶을돌이켜볼때가되었다.옛적의법도로보면가문에서지어미의무게는다른역할보다앞세울만한것이못된다.며느리로서가가장먼저얘기되어야하거나어머니로서,혹은가문의새로운안주인으로서의삶이먼저얘기되어야할지모른다.그러나듣는이가요...
|
240278 |
비복의일을손님맞이에넣은것도이상하게들릴지모르지만내게는그랬다.
|
곽은지 | 10 | | 2013-01-28 |
내게는시증조부가되시고영해인근의이씨들에게는파조가되시는통정공은휘를애로쓰시는데바로근재공의여섯째아드님이시다.여덟살에아버님을여의고중부율간공의보살핌을받았다.그뒤율간공이영해부사로나가시게되자책방도령으로따라오신게인연이되어당시영해의호...
|
240277 |
하지만왜적이이땅에서물러나자아버님도선비의본업으로돌아오셨다.스승을잃고검제로돌아오신아버님은인근학우들과교우하면서홀로학문의길을걸으셨다.
|
곽은지 | 17 | | 2013-01-28 |
내아버님의스승되시는학봉선생은그생애전체가좋은본보기가되실분으로그학덕과훈업을말하자면열권의책으로도모자랄것이다.동방부자퇴도선생의고제로서애선생과나란히조정에나가전상호(임금도겁내지않는강직한신하)란별호을얻을만큼도학정치를펼치는데힘썼다...
|
240276 |
아버지로서보다는스승으로우러른군자의기세와또다른스승이자학문의동지이기도했던둘째의죽음은현일은안일한적막함에빠지게했을것이다.
|
곽은지 | 18 | | 2013-01-28 |
돌이켜보면스승이따로있는것도아니었고좋은법첩도흔치않은시절이었으나서^36^예에관한내정성과몰두만은누구에게도지지않을성싶다.나는아버님을졸라어렵게구한법첩과탁본들을스승삼아홀로육서를익혀나갔다.한창글씨에재미를붙여가던열서너살적에는계절이...
|
240275 |
아이에게먼저존귀한것이있음을가르쳐라.불효와역적과흉험패륜이모두존귀함이있음을배우지못함에서나오느리라.'
|
곽은지 | 12 | | 2013-01-28 |
재령이씨분재기'라하여조선중기사족들의재산상속법과경제관념을잘살펴볼수있는문서를남겼을만큼살림살이에규모있는시댁이었고,남에게널리베푸는일은시아버님운악공이래의가풍이라,어떤이는실기에적힌손님맞이에서의내선택을의심하기도한다.있는재물에어른...
|
240274 |
죽림심처도화개(대나무죽,수풀림,깊을심,곳처,복숭아도,꽃화,열개)
|
곽은지 | 231 | | 2013-01-28 |
그로부터벼슬길에나가지않고은거하신서애선생이돌아가시기까지여덟해아버님은선생의문하에서이미성숙한학문을가다듬었다.그때아버님께서는존심양성지요와이기의본질을위주로논구하셨듯하다.한번은이런일도있었다고한다.두번씩이나영의정을지냈던늙은스승과...
|
240273 |
올때응당옥문관을지났으렷다
|
곽은지 | 18 | | 2013-01-28 |
군자의자리매김을두고한내여러날의고심은바로거기에있었다.남편에게순종함은우리시대의철칙이었지만나는그것이진심에서우러난내행동원리가되기를바랐다.강요에따른굴종이아니라스스로한선택이기를원했다.그리고마침내찾아낸군자의딴이름은실기에서이른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