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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참된선비를이루게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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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15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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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셋에천붕을당하자숭일은나와함께석보로돌아가한때군자께서기거하시던곳에새로이집을짓고당호를항재로했다.또그곳의두바위언덕에세심대와낙기대란이름을붙이고따로광록정을지어유유자적하며학문에만전념했다.석보의병암산을노래한시에넷째의그같은자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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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시로서그때내가가장득의해했던것은아마도'학발삼장'이었던듯하다.이는새장으로된고시인데그걸짓게된데는애절한사연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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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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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세상이어지럽기는이땅도마찬가지여서때는후삼국이한창치열하게각축을벌이던무렵이었다.마침고려태조왕건이후백제의견훤과안동부근에서한바탕결전을벌이게되었는데그때태사공께서는안동의다른호족김선평,권행과함께더불어왕태조를도와견훤을크게무찔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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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30 |
그해남한산성에서밀려든청나라대군에게에워싸인채외롭게항전하던인조임금께서주화파의논의를받아들여오랑캐에게무릎을꿇게되자군자는이런시를남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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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8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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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여자아이의감수성에걸맞게애절하면서도감동적이기는단계선생의후사에얽힌이야기가될것이다.세상에이르는바사육신가운데한분인단계하위지는계유정난뒤어쩔수없어세조의벼슬을받았으나그녹은먹지않고따로이모아두었을만큼개결한인품을지닌절신이었다.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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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공의아우되시는모은공의휘는오로공민왕때성균관진사가되신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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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10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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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이시대의여성들이어머니되기를기피하는것은그런비관론에바탕한세계인식때문인것같지는않다.오히려이시대젊은이들은앞서의그어떤시기보다긍정적으로세계를인식하고적극적으로삶을이해한듯보인다.우리는누리기위해서태어났으며이세상은몇가지문제만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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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8 |
설때한쪽발에만의지하지아니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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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4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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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바위는내살던옛집에서멀지않은곳,금계천가의작은산발치에가파른언덕을만들며박혀있었다.한덩이큰화강암으로열아름너비에높이는스무길쯤될까.날랜들짐승도오르기어려울만큼높이대로곧추치솟다가꼭대기에이르러서야겨우몇평넓이를그옆꼬불꼬불한산길로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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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7 |
이는손자신급의'별우시'를보고기꺼움마음을이기지못해지은'증손신급'이란시다.또그무렵내가지은시에이런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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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1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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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결혼도국가나법처럼인간의어떤특성이나필요때문에쉽게폐지할수없는제도로본다면,그또한끊임없이진행하는변증의고리라고할수있을듯싶다.앞서말한그두극단을정과반으로삼고나와내가아닌것의조화라는합을향해진행하는변증의고리로,우리가방금겪은것은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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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6 |
내친정어머님께서세상을버리신것은내가출가한지일곱해만의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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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6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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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부부사이에예를끌어들여군자를자리매김한말에'손님'을넣은것도너희에게는석연치않거나불평스러울것이다.일생을한집안에서함께할사람,서로에대해가장많이알고언제나익숙한사람,피와살을합쳐태어난자손들로인해죽은뒤조차나뉘기어려운존재가되어버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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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5 |
그리고는지필을꺼내직접써보게했다.내가마지못해몇자써보이고나오자청풍자는아버님께말랬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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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4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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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흔히그일을공의대단한기백혹은자기소산으로본다.특히그무렵은공이3년칩거끝에다시대신의천거로벼슬길에나선때라더욱그리믿기쉽다.그러나바로임금으로부터과방삭제와파직의처분을받은상처가3년만에어찌아물것이며,대산의천거가있었다한들암금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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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씨가어떤지좀봐주게.아직미숙한딸아이가쓴것이라대가인자네의강평과지도를받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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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4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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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성취의내용을겸손하게낮춰도마찬가지다.평범한재능이라도나름의성의와노력으로어떤결과를얻었을때그것을모두자기성취로쳐준다면이번에는모두가자기성취를한셈이된다.아무도노력과성의없이이세상을사는사람은없다.도대체이세상이란게그렇게수월하게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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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3 |
그러시다면저같이여러가지로모자라는사람도따님을마음에둘수있다는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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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6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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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세가중에는충효당이란당호를가진집이여럿있다.그러나대개는나라에서그편액을내렸거나천하에충효의귀감으로자랑할만한주인을가졌을때붙이는것이지함부로자호하는법이아니다.기휘를범하는말이될는지는모르지만,비록삼한이래근본을자랑한다해도시댓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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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2 |
나는또출산하는딸들에게경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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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42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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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갑술환국이일어나고셋째현일이의리죄인으로몰려남북으로귀양길을떠도는신세가되니숭일또한성할수가없었다.서인의박해가이르기전에스스로벼슬을버리고다시석보로돌아왔다.재주를제대로펼쳐보지도못하고돌아가는길이어찌아쉽지않으리로마는숭일은세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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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1 |
이사람은장차크게성취할것이니제자가운데이런사람을얻게됨은실로나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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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10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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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되려는것은모든사람이바라는일이다.아무리어린아이라고착하다고해주면기뻐하고나쁘다고나무라면성낸다.그렇듯착함을좋아하는것은착한마음을타고났다는뜻이며,또한사람에게는누구나착하려고애쓰는마음이있다는뜻이다.그마음을키우면성현이따로없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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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20 |
해저문산속외딴집에도봄은찾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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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8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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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가무남독녀라장인이죽고홀로남은장모를돌볼사람이없자선생께서처가에옮겨앉으셨다한다.춘파에서몇마장되지않는곳인데무엇보다도그런지리적인연이아버님을학봉문하에들게하신것으로보인다.추측건데학봉선생이나아버님이나모두안동권씨가문의문객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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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그모두를마다하시고나를열아홉까지미혼으로잡아두신까닭은아마도군자의탈상을기다리기위함이셨던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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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4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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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또어려움에빠진나라도잊지않으셨다.순찰사한효순이왜적과싸우기위해군사를거느리고진안(진보)을지나가는데군량미가떨어져군사들이끼니를거르고있었다.이를들은공은가진힘을다해쌀수심섬을보내그위급을구해주었다.순찰사한공은행재소에장고를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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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타고난복마저없어벌써한지어미를떠나보낸터인데저같은놈에게귀한따님을주시겠다는말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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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43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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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하다는말속에는다함없는정과우러름과살가움이들어있다.그런뜻으로찾아보면군자가이나에게귀한존재일수밖에없는까닭은이밖에도수없이많다.어찌보면남편이가진모든남편이가진딴이름도이귀하다는말의대상이될수있다.어떤이름으로받아들이든남편은귀한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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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117 |
고려성종때문하시중을지낸우청니란분이재령을녹읍으로받고재령군에봉해지면서경주이씨에서분관한그자손들은대대로재령에자리잡고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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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7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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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고황제의글씨니라.충효로이름높은중화의명문가에손수써서내리신편액인데,연행하는지인에게당부해천금을주고떠왔느니라아무리어필이라도탁본이되면그값어치는떨어지게마련이다.공에게는글씨로이름난지인이많은데도천금을주고명나라황제의어필을탁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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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술자리를열어공을대접했다.술잔을받으며공이다시한번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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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7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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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할머니가되었음을기꺼이받아들이고스스럼없이드러내기시작한것은내나이마흔여덟되던해부터인듯하다.그때군자와나는시어머님상을당해석보에서나라골로돌아가있었다.집아닁마지막어른이없어진데다나자신세아들과한딸을혼인시켜손자까지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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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발삼장과초서적벽부:한때의성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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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25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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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공의배위무안박씨는무의공박의장의아우요,임란때통신부사로일본에건너가조서의기개를보인목사박홍장의따님이시다.우계공의배위무안박씨와는종반으로나란히한집안의며느리로드셨는데내가시집오던그해여름청계공이돌아가시자그분도이미순절한아우동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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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그점에서군자와나는달라혼전에이미서로의얼굴을본적이있을뿐만아니라신상도대강은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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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5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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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그보다더한심하고보기에민망스런것은젊은이들과의어림없는경쟁에안간힘을쓰는모습이다.수술로주름을감추고날마다우유에목욕을한들찬물에씻는젊은이의살결을어찌당하며,비싼천에솜씨좋은재단사를불러울긋불긋차려입은들허름한면바지차림의젊음을무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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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이는숭일보다네해뒤병자호란으로나라가뒤숭숭하던때에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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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지 | 5 | | 201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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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이제세상은달라졌다.남자들은거의가집밖에서공적인일터나사무실을따로가지고'사생활의평온'은형법으로엄중히보호된다.사랑방이란말은사어에가깝게되었으며또사랑방이있다해도안주인이집안에남아있기힘든시대가되었다.거기다가집으로찾아드는손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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